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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칼럼

"퍼펙트 게임", 영화는 퍼펙트 , 현실은 모순?

 




         

오랜만에 문득 영화가 보고 싶다는 생각에 쥐어든 폰으로 곧장 영화를 예매했습니다.
제목은 <퍼펙트 게임>이었는데, 예매 이후로 집사람이 어떤 영화냐고 묻길래 아마 화려한 액션이 가미 된 재미난 외화일거라고 진지?하게 둘러댄 뒤... 그렇게 다음날 영화를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퍼펙트 게임이 국내 야구영화라는 것임을 알고 "아차" 실수했구나 싶었고 겁이 많은 아내는 영화 도입 장면에 나오는 최동원의 손가락 부상장면을 보면서 왜 이런것을 예매했냐고 투정을 부리며 원망의 눈총을 쏘아댑니다.


지난해 하루동안  MLB 몇 경기를 실시간 중계를 체크하며 A4 가득 상대 선수의 기록을 수집 할 만큼 야구에 남다른? 조예를 보였지만 이런 외제 선호사상에 비해 국내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에 반신반의하는 기분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영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눈과 귀를 쫑긋하게 했고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남자인 입장에서 아내가 옆에 있는데 여기서 눈물을 보이면 지는거라는 숱한 암시를 되새기며 영화를 관람했었고 아니나 다를까 아내는 영화내내 연신 눈물을 훔치기에 바쁜 모습입니다.

1987년 5월 16일,
한국야구의 불세출의 두 영웅, 최동원과 선동열의 선발 맞대결을 주된 내용으로 다룬 <퍼펙트 게임>은 주위의 예상과 달리 그리고 때마침 경쟁을 펼치는 다른 영화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말그대로 퍼펙트한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실제 인물을 그렸기에 세간의 이목을 더욱 끌어 모았고 무엇보다 얼마전 최동원의 별세소식은 영화의 애잔함을 더욱 돋우는 듯 합니다.

아무리 둘이서 한떄는 국가대표로 한솥밥을 먹으며 친형제와도 같이 때로는 동업자된 입장에서 서로 뒤엉키기도 하지만 정글에서의 제왕은 둘을 용납하지 않기에 하나는 역사의 뒤안길로 하나는 떠오르는 신성으로 두 불세출의 묘한 대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퍼펙트"라는 단어는 영화이기에 가능할뿐 실제는...?

필라델피아의 에이스 할러데이를 끝으로 메이져리그 140년 역사상 퍼펙트 게임은 20번에 불과하고
1882년에 출범한 한국프로야구는 30년이 지나도록 한번도 퍼펙트게임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이로써
영화의 제목인 "퍼펙트 게임"도 모순?이자 실제 사실을 벗어난 상징적인 의미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영화를 들여다 보면 십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은 아닙니다. 하지만 영화가 전개 될수록 이게 아닌데...라는 반문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최동원은 한국야구의 불세출 영웅이자 롯데의 자랑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선수후반기 무렵, 인생의 무상함을 보이며 패전투수로 등판하기도 하고 이후로 연고지인 롯데에서 둥지를 틀지 못하고 결국 얼마전 한화의  2군 감독으로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그가 구단으로부터 어떤 괘씸죄? 때문인지 원만한 관계나 선수경력 대비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점은 한편의 아쉬움을 남기고 있습니다.

최동원 감독이 별세하고서야 롯데는 최동원 띄워주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며 그의 등번호 11번을 영구결번 하는등 예전에 없던 관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한국야구영웅 연고지의 체면치레로 비쳐지기도 하며 또 한편으로 최동원을 이용한 롯데의 홍보는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갖게 됩니다.

이처럼 영화는 모순이 없고 완벽한 감동인데 실제 당사자가 겪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마찬가지로 선동렬 감독도 근래 어수선한 시즌을 맞이했습니다. 무관의 제왕 삼성을 우승의 반열에 올려 놓은 그이지만 한순간 구단으로부터 이별을 통보받게 됩니다. 그렇게 실직자의 신분으로 한 시즌을 보낸 그는 예견된 각본데로 광주를 연고로 하는 기아의 사령탑에 올랐습니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예상하는 일이라 이상이 없어보이지만 이러한 퍼즐 맞추기에서 튕겨져 나가는 애꿎은 조범현 감독은 퍼펙트를 이룰 수 없는 현실적 나쁜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야구의 변방에 해당하는 인천을 야구의 메카로 바꿔 놓은 김성근 감독 또한 모순의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 SK는 비인기 구단으로 우승을 차지할만한 실력을 갖추지 못했지만 김성근 감독의 지도하에 급성장을 거듭하며 단기간에 우승3회, 준우승1회를 거두며 많은 구름 관중을 보유하는 인기구단으로 탈바꿈 했습니다.

이러한 김감독에 대해 구단은 사전 통보도 없이 이른 아침, 출근하는 김감독에게 해고통지를 보내며 상식이하의 어이상실을 보였습니다. 이후로 구단은 김감독에 대한 고문 대우로 고급 세단을 비롯 파격적인 예우를 준비하고 있다는 변명을 늘어 놓았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기발한 반전과 역발상은 어떠한 개그프로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공통분모가 각 구단과 사회 여러 분야에서 두루 살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체면불구와 초지일관의 자세는 고착화 되버린 우리 사회의 굳건한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느낌입니다. 

깊은 강동을 전하는 영화의 제목이 {퍼펙트 게임}이러서 여기에 상반 된 현실이 더욱 오버랩되는 듯 합니다.

영화에서 그려진 주인공 최동원, 선동렬 외에 삶의 애환을 진한 감동으로 그려 낸 초라한 가장이자 미래가 없는 "박만수" 역시 가상의 인물이라는 점과 영화 테마곡, "그것만이 내 세상"을 부른 전인권의 노랫말과 상반된 모순된 삶은 이상과 현실의 커다란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모순된 현실만을 의식하며 꿈과 이상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세상에서 치졸하고 비열한 모습이 범람하지라도 거기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이를 강조하는 것이 삶의 지혜이자 음악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일 것입니다.

꿈과 희망을 강조하기 전에 너무 많은 세상의 모순을 알아버렸고
꿈과 희망을 좇는 모습이 한편의 가엾음으로 비쳐지기도 하며 
완전(벽)을 소망하는 열정은, 덧에서 몸부림 치다가 더한 고통을 당하는 노루의 모습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만큼 세상은 여러 방면에서 모순의 결과를 피부로 느끼며 폭풍을 맞이하는 나침반을 상실한 돗단배와도 같습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꿈과 희망의 주체가 자신이 아닌 "다른" 외부에서 찾는데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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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게임/ 퍼펙트 월드를 논하기란 결코 쉽지 않으며 불가능이라는 결론을 자연스레 의식하지만
작은 개인의 긍정적 의지와 믿음은 이러한 큰 세상을 열어졎히는 <열쇠>라고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