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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칼럼

오늘도 꿈을 꾸고 도전하는 거장,탈락 인순이

 인순이의 <거위의 꿈>    


인순이가 나가수에 합류한다는 자체만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우선 눈에 띄는 그녀의 파워풀한 가창력과 빼놓을 수 없는 무대 장악력과 매너를 꼽을 수 있고 무엇보다 그의 경력이 어느덧 30여년이 흘렀다는 것이다. 근래 가수 데뷔 몇년만에 소리 소문 없이 자취를 감추고 은퇴를 운운하는 가요계의 현상 때문에 인순이가 더욱 돋보이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인해 인순이의 나가수 합류는 많은 나가수 시청자들에게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고 동시에 나가수에서 경합하는 가수들에게 큰 부담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인순이는 10라운드 최종결과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나가수 합류 초기만해도 모든 이에게 한국 가요계의 레전드로 여겨지던 그녀가...그리고 나가수 경연 동안 대부분 상위 성적을 유지해 오던 그녀였기에 이번 탈락은 본인을 포함해서 모두에게 큰 충격 혹은 당혹스런 일로 받아들여진다.

인순이의 탈락은 만감이 교차하는 계기가 되고 이런 시점에서 나가수 탈락자가 아닌 가수 인순이에 대한
 뭔가 명쾌한 정리와 언급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애초에 인순이의 나가수 합류는 여러가지 무리가 따름을 알 수 있다.
밤늦도록 이어지는 녹화시간하며 일주일에 한차례씩 전혀 다른 무대를 선보이는 피말리는 작업과 정신적, 체력적인 스트레스 그리고 임기응변과 감각에 민감한 후배들과 경합을 펼치기란 여간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개인의 모든 일정을 감수하면서)

그래도 인순이는 나가수 합류 초기, 중반에 걸쳐 항상 상위 성적을 유지했었다. 이유는 그녀의 나이와 상관 없는 뛰어난 가창력과 오랜 무대 경험에서 오는 노련미와 자신감이었다. 그러던 그녀가 10라운드 1차 경연에서 예상치 못한 꼴찌를 기록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때 인순이는 김돈규의 <나만의 슬픔>을 선보였는데 아마도 나가수 경연에서 보기 드문 최악?의 무대라 할만큼 큰 아쉬움을 남겼다. 왜 그러한 무대를 펼쳐야 했었나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아무리 나가수 내에서 "도전"이 유행이고 또 긍정적인 파급효과와 가수로서 갖는 매력은 있을 수 있으나 대중이 공감하거나 이해하기 힘든 편곡과 무대를 선보인 것에 대해 가수 본인을 포함한 모두에게 두고 두고 큼직한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그렇게 밖에 편곡을 못했을까...편곡 과정에서 인순이의 가담 정도도 의심스럽고 또 본 경연을 갖기 전 연습과정에서 재고하려는 여지는 없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물론 편곡의 주도는 가수 본인이 아닐지라도 또 준비하는 시간이 짧다고 하여도 밤을 새더라도 준비는 철저히 했어야 하는데 이런 졸전을 펼친 무대의 책임에서 인순이 역시 자유롭진 못할 것이다. 한번의 실수가 모든 것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그 가수의 예민한 음악적 센스와 역량을 가늠하는 중요한 구실이 되기 때문이다. 예로 인순이가 고백한 것처럼 수십년을 그래왔던 것처럼 익숙한 틀과 버릇에 벗어나지 못한 것도 아주 작은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결국 이러한 작은 실수, 한번의 오류는 결국 경연에서의 탈락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누가 뭐래도 국민가수라고 불리우던 그녀가 보기 좋게 명예졸업을 했으면 오죽 좋으련만 충분히 그만한 실력을 갖고서도 놓친 명예졸업이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짚고 넘어 갈 중요한 점이 있다.
바로 이 모든 여건과 어려움을 알고서도 이 무대에 뛰어들어 새까맣게 어린 후배들과 뒤엉켜 어울린 아름다운 인순이의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체력적으로 그리고 톡톡 튀는 음악적인 센스면에서 뒤지지 않는 후배들과 경연을 치루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녔을 것이다.  그리고 후배들에 비해 많은 것을 이루고 또 부러울 것이 없는 그가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나가수라는 경연에 뛰어든 것은 솔직히 놀라운 일이며 대중가요 음악 전반에 걸쳐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인순이였기에 이러한 도전이 가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리고 탈락자를 결정하는 이번 10라운드 2차경연에서 1차 경연의 극심한 부진으로 탈락을 예감한 인순이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여 준 역동적인 무대는 역시 그녀가 차원이 다른 프로라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 하다.
탈락의 위기도 위기이지만 노랫말이 흘러가는 세월에 대한 무상함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고정 관념을 뒤집어 버리는 모습을 보며 이것이 바로 오늘의 인순이를 있게하는 저력임을 알 수 있다.

누구보다도 나가수 내에서 나이를 잊고서 천진난만하게 뛰어놀며 즐기는 그녀였기에
자신의 화려한 경력으로 거들먹거리지 않으며 엄마와 같은 때로는 언니와 같은 그녀였기에
앞으로 그의 빈자리가 더욱 커져 보일 것이다. 가수 본인 인순이를 비롯한 매니져 박명수도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오늘 무대에 만족한다고 하며 이렇게 탈락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듯 하지만 아마도 오늘의 충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큰 후유증으로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다.

                                                         혼신을 대해 열창하는 인순이

나가수가 경연인 만큼 인순이를 비롯한 모든 시청자들이 경연의 순위에 촉각을 세우고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인순이는 뼈아픈 탈락을 맞이하였고 그외 상위 성적을 받아 든 가수들은 기쁨으로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단지 아쉬운 것은 오늘 인순이의 탈락으로 인해 그녀의 화려한 경력과 아름다운 도전에 아무도 관심을 안 갖는다는 인상이다. 그냥 가수 인순이는 나가수 경연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나이 든 가수로 여기 듯 기타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듯한 인상이다. 아무리 사회가 일희일비한다고 하지만 그만큼 순위가 갖는 의미가 크다고 하지만 탈락과 함께 잊혀져 가는 것만 같은 인순이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서운함을 넘어 선 슬픔을 느끼는 듯 하다.

아무리 많은 가수가 무대 위에서 각색의 도전을 펼쳐 보였어도
                  그간 보여 준 인순이의 아름다운 도전은 결코 여기에 뒤지지 않으며
김경호가 착한 언니^로 국민적 칭송을 얻는다고 해도
                   가식없이 동생을 위해 모든 것을 양보하는 인순이에게서 친언니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경력면에서 실력면에서 성품면에서 뒤지지 않는 그녀였기에 나가수에 있어서 그녀의 빈자리는 두고 두고 큰 여운과 아쉬움을 남기고  행여 앞으로 이만큼 훌륭한 가수가 바통을 이어받지 않으면 어떻하나 하는 염려도 지을 수 없다.

그간 나가수 내에서 울고 웃으며 진한 감동을 선사했던 인순이는 이제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시고 그 자리에서 물러났다. 아마도 욕심 많던? 그녀였기에 꽤나 힘든 속앓이를 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예전에도 그랬었고 지금도 그러하듯 그녀의 채워지지 않은 끝 없는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 이뤄질 것이다.

그동안 나가수에서 인순이가 보여주었던 아름다운 도전과 열정은
순간의 순위와 결과를 모든 것이라 여기며 쉽게 좌절하는 이 사회에 소중한 교훈으로 남을 것이다.

 



거위의 꿈 - 인순이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뒤에 흘릴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난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난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나를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난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가사 출처 : Daum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