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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칼럼

나가수 7인 7색이 보여준 흥미와 감동














나가수의 이번 13R 1차 경연에서는지난 경연, 명예졸업자와 탈락자의 뒤를 이어 이현우와 이영현이 합류했습니다.
이로써 새로 합류한 가수에 대한 기대감과 신선함이 묻어나는 경연이었고 무엇보다 탈락이 결정되지 않은 1차 경연이라는 점에서 큰 부담 없는 듯한 이번의 경연이었습니다. 하지만
경연이 진행 될수록 나타나는 뜻밖의 결과와 변함 없는 경연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어김없이 나타나는 치열한 순위싸움의 양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경연이 매우 치열했던 점을 감안해서 이번에는 한번 숨을 고르는 나름데로 여유로운 선곡에 보이면서도 좀처럼 시도하지 않은 도전적인 다양한 무대가 펼쳐졌습니다.
특이한 점으로, 전혀 예상을 빗나가는 결과가 가수 본인은 물론 모두를 놀라게 하며 나가수(평가단)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 듯 합니다.

(1) 우선, 1위를 차지한 거미의 얘기입니다.
이번 경연에서 1위를 차지한 거미는 뮤지컬의 주인공을 연상케 하는 화끈한 의상과 경연이 갖는 중압감에 연연하지 않으며 여유롭고 즐기는 듯한 인상의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이영현과 동갑이라는 점인데 거미는 그의 자신감 넘치며 치밀한 경연으로 1위를 차지하였고 반면에 이영현은 무대의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스스로 흔들림을 보이고 간신히 5위를 기록하였습니다.

경연에 있어서 어느정도 긴장감은 경쟁에 있어서 좋은 약으로도 작용하지만 많은 경우에 있어서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오늘 예전의 경직되고 쭈뼛한 어색함을 떨치고 당차게 무대를 보인 거미가 1위를 차지함은 어느 정도 예상 된 결과였습니다. 거미의 자신감보다 여기에 뒤지지 않는 철저한 준비와 무대 매너는 경연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최상위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 청중을 주도하는 자신감과 소신, 그리고 자기 감상과 만족이 아닌 청중이 충분히 공감하며 동의 할 수 있는 내용을 보여 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2) 뜻밖의 무대로 예상 밖의 2위를 차지한 신효범

다소 익숙하지 않은 펄시스터즈의 <떠나야 할 그 사람>을 들고 나온 신효범은 생소한 곡과 함께 이를 표현하는 과정에서의 다채로움은 생소함의 연속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본인이 얘기했듯이 나가수였기에 이러한 모험적인 노래가 가능했다고 할만큼 이를 바라보는 모든 이의 낯설음을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뜻하지 않은 낯설음에도 불구하고 신효범은 자신의 쭉뻗는 듯한 시원한 목소리로 거침 없이 노래를 이어갔고 전체적으로 평가단을 압도하는 듯한 주도권을 잃지 않았습니다. 노래가 시작되면서 중간에 이르도록 뭐가 뭔지  모르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많은 사람들은 신효범의 노래를 이해하게 되었고 그녀가 의도했던 경연의 목표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자문위원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효범은 모두를 놀라게 하는 2위를 기록했습니다.
거미의 1위(상위) 성적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된 일이지만 이번 신효범의 호성적은 예상을 빗나간 매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가수는 항상 좋은 모양새와 재료를 갖고서 최상위의 성적을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방법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가수가 보여주는 고자세의 당당함에 대해 주변의 청중은 당장 받아들이지 않지만 가수의 의지와 태도, 이를 증명하는 실력에 의해서 얼마든지 수렴 할 수 있음을 보게 됩니다.

(3) 미운오리에서 비상이라도 할 기세의 적우
김현식의 <어둠 그 별빛>을 들고 나온 적우는 순위와 상관 없이 매우 인상 깊은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예전과 다르게 우선 안정된 모습이 돋보였으며 한마디 한마디를 또박 또박 짚는 여유와 무엇보다 전에 지적되었던 쳐지는 음정도 많이 개선된 모습입니다. 이에 대해 평가단은 의외의 뜨거운 호응을 보여주었고 4,5위에 오를거라는 예상과 달리 3위라는 매우 흡족한 성적을 받아들었습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적우는 나가수에 있어서 끊임없는 자질논란?을 야기시키며 나가수 전체적 이미지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간혹 좋은 성적을 거뒀어도 혹시 평가단의 동정 내지는 따뜻한 배려?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도 갖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연의 모습 속에서 경쟁하는 가수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은 가수로서의 노련미와 연륜(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위 나가수급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만 분명한 것은 주변의 가수에 의해 주눅이 들지 않은 당당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로써 가수는 외형적 수치적인 어느 특정 기준에 의한 평가의 대상이 아니란 것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한편으로 희소성 측면에서 그만이 갖는 가치에 기대를 거는 대중의 따뜻한 마음도 여기에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4) 가수로서 진솔함과 꿋꿋함을 보여주는 박완규
김목경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갖고서 4위를 차지한 박완규는 무난한 경연을 치뤘다고 봅니다.
더도 덜도 아닌 딱 중간의 순위입니다. 그의 진솔하고 진정성이 진하게 묻어나는 노래에서 그 이상의 성적도 기대할 수 있었으나 어쩌면 겉으로의 화려한 양념?이 부족했기에 4위에 머물지 않았나 생각되어집니다.
사실, 노래를 하다보면 가장 큰 맹점이 노래의 내용, 가사의 의미를 분명하게 전달하기 보다는 음악적 기교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으며 오히려 연주의 산만함과 무대의 긴장감으로 정작 노래가 담긴 본래의 뜻(가사)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의 경연에서 군더더기 없이 그리고 요란한 퍼포먼스 없이 가장 진솔하게 분명하게 가사를 노래를 전달한 가수는 박완규라고 단언 할 수 있으며 그래서 그가 좋은 가수라고 칭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가수가 되기 위해서 또 좋은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요란한 무대매너와 편곡이 아닌 순수한 노래만으로 자신만의 본래의 보이스만으로 보여주는 기본에 충실함 이라 할 수 있습니다.

(5) 스스로 흔들려 버린 이영현...무대의 부담 때문인가?  실력의 한계인가?
k2의 <슬프도록 아름다운...>을 들고 나온 신예 이영현은 하위 성적치고는 그나마 다행인 5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번 윤민수와 듀엣을 하면서 선보였던 당찬 그녀의 모습은 혼자라는 입장에서인지 아니면 아직 나가수 무대에 적응하지 못해서인지 여유를 찾지 못하고 스스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가수는 자신이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를 떠나서 (고민한다고 당장 고쳐지는 부분도 아니지만) 관객의 분위기와도 상관 없이 어느 상황에서 언제라도 자신을 지키며 무대를 자신의 페이스로 이끌어가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애써 무리하게 오버한다고 항상 좋은 결과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속삭이듯 하면서도 때로는 모든 것을 삼킬 듯한 힘을 보여줘야 합니다. 때에 따라 분위기와 관객에 맞는 지혜롭고 치밀한 방법으로 접근한다면 어지간해서 등을 돌리는 청중은 거의 없으며 여기에 본인 스스로 좌절하는 일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물론 상황과 분위기의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결국엔 결과를 좌우하는 것도 이를 극복하는 것도 가수 본인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영현이 보여 준 이번, 한번의 흔들림은 경연의 처음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지만 앞으로도 이를 이겨내지 못한다면 그의 풍부한 성량과 이미지에 어느 정도 흠이 될수도 있을 것입니다.

(6) 저조한 김경호.... 식상함의 문제인가?  내용을 덮는 두꺼운 포장의 문제인가?
김수철의 <못다핀 꽃 한송이>를 들고 나온 김경호는 처음 경험한 6위라는 참담한 성적으로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6위는 여러모로 굉장하고 다양한 의미를 던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김경호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싶을 정도입니다.
그가 경연 전에 말했듯이 그동안 보여 준 락의 강인한 이미지를 벗고 이번에 락보다 어려운 발라드 곡을 선보인다는 것처럼 락은 어느 정도 헤드뱅잉이라든지 가수를 지원하는 막강한 밴드의 지원은 청중평가단을 사로 잡는 큰 무기로 작용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때문에 어떻게 보면 발라드곡에서 가수의 진정한 실력을 가늠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김경호를 가리켜 낮은 실력의 소유자라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경연에서 처음으로 6위를 차지하는 김경호의 가장 큰 맹점은 <식상함> <단조로움>입니다.
쉽게 얘기해서 특정 어떤 노래를 들었다가 아니라 그냥 김경호 노래를 들었다라는 느낌입니다. 그가 부른 모든 노래의 패턴은 그게 그거라는 의미입니다. 표현하는 방법이 똑같고 모양새가 비슷합니다.
하다 못해 쇼 윈도우에서 마네킹을 꾸밀때도 계절에 맞게 그리고 제품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변화를 주어야 하는데 김경호의 노래는 항상 같은 맥락의 스타일이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그의 역량과 스타일은 그의 가장 큰 장점이자 실력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지금 이자리에 그를 있게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비행기 안에서 속도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때로는 거북이의 느림 속에서 인생의 질곡을 느낄 수 있고 망연자실한 노인의 불투명한 눈빛 속에서 삶의 공허함을 헤아리는 것처럼 자신만의 정형화 된 색과 두꺼운 포장을 버리는 것이 결국 자신을 구하고 노래를 살리는 최선의 방법일 것입니다.
두껍고 아름다운 포장이 때로는 내용과 본질을 훼손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7) 등을 돌린 이현우, 비겁한 졸장부로 전락하는가?
조하문의 <이 밤을 다시 한번>을 들고 나와 신고식을 치룬 이현우는 그동안의 풍부한 연륜을 무색케 하는 꼴찌 7위를 기록했습니다. 처음 이현우가 나가수에 등장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부푼 기대감으로 그를 지켜봤으나 이제는 탈락을 고민하는 그를 지켜봐야 할 입장이 되어버렸습니다.
뜻밖의 기대 이하의 성적에 이현우도 몹시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무엇부터 잘못 됐으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것이 당장의 급선무인것 같습니다.
우선 뭘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는 그의 말처럼 시종일관 여유와 쉼이 없는 쫓기는 듯한 분주함과 열정?은 본인 스스로 주체할 수 없는 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이유로 몇가지 지목할 수 있는데... 아마도 예전 같았으면 이러한 이현우의 무대는 훌륭한 무대로 강한 열정이 깊은 인상으로 남았을 것입니다. 물론 혼자의 경연이어야 하고 또 예전의 경우여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좋은 기량을 가진 가수들이 칼을 갈고 나온 경연장에서 이렇게 밋밋한 곡에 진부한 편곡을 들고 나오는 것은 잠결에 내복 차림으로 전장에 투입 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찬찬히 그의 노래를 살피면 특별히 실수한 점을 발견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결과는 현실이며 앞으로 편곡의 문제인지 본인 자신의 문제인지...여간 고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혹시 제 2의 테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봅니다. 왜냐면 5,6위를 기록한 이영현과 김경호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과 이미 상위성적을 거둔 가수들은 꾸준한 성적이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나가수의 탈락자는 두가지 부류가 있는데 운이 없거나 혹은 실력이 없거나? ㅋㅋ
혹시 누가  경연에서 탈락했어도 그 원인은 여러가지이기 때문에 그 가수를 폄하할 필요는 없으며 경연에 임하는 그의 겸허함과 열정에 충분한 격려와 앞으로의 응원이 따라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노래를 마친 이현우는 매니저를 만나는 순간 함께 그를 응원하며 경청해 준 평가단을 향해 인사하기는 고사하고 총총 걸음을 재촉하며 비겁한 패장의 뒷모습처럼 <등>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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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상위를 예상했던 거미의 1위,   모험적인 무대였음에도 2위에 오른 신효범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청중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충분하고 치밀한 내용은 기본이고
둘이 보여 준 공통점이라면 <자신감>과 <소신> 이라는 점입니다.

가수가 아무리 좋은 무대를 선보여도 계속해서 청중의 눈치만을 살핀다면 이는 곧 감점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가수는 항상 청중의 눈높이와 기대치를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중심을 지켜야 하는데

주변의 사람들은 항상 가수의 주관을 헤아릴 수 없고 가르쳐 줄 수 없고 공감(동의)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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