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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칼럼

아빠로서 고개 떨군 1등 먹은 박완규

 
















2012년, 1월1일에 방송 된 나가수 11R- 2차전은 여러면에서 뜻깊은 경연이었습니다.
명예졸업자의 명단에 자우림이 이름을 올렸고 반면에 바비킴은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인물이 있었으니 요즘 세간에 화재가 되는 <국민 4가지> 박완규입니다.
그는 임재범의 고해를 들고 나와서 맹수가 조심스럽게 사냥감에게 접근하듯 하다가 숨통을 끊는 것처럼 감동적이고 파격적인 무대를 펼쳐보였습니다.

오늘 새해 첫날을 맞이하는 뜻깊은 경연의 포인트는 박완규의 1위로 좁힐 무렵......
오늘의 포인트는 이것이 아녔습니다.

그는 1위 수상소감에서 아들에게는 "벨소리"를 바꿔야 한다고 능청을 떨며 가족과 헤어진 속쓰림을 감추는 듯 했습니다. 그 다음 딸에게 성탄 선물을 하지 못해서 미안하고 좋아하는 것을 사가지고 가겠다는 얘기로 수상소감을 마무리 합니다.....

박완규와 헤어져야 무상급식을 받을 수 있다는 그의 부인의 말에서 절박했던 그들의 형편을 읽을 수 있고 아마도....
이번 성탄절에 딸에게 선물은 고사하고 찾아보지도 못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여유가 없는 아버지들은 아이들에게 성탄선물을 하지 못하면서 여러가지 변명을 늘어놓으며 어설프게 넘어가려는 버릇이 있습니다. 심적으로는 산타를 대신하여 최고의 선물을 아이들에게 안겨 주고 그들이 좋아하는 놀이터에서 함께 맘껏 즐기고도 싶고 원하는 모든 것을 보여 주고 먹이고 싶은게 부모의 마음입니다.

박완규가 딸아이에게 그깟 성탄 선물 하나 못했다는 것은 이러한 안타까운 환경의 여러가지 제약 때문에 더욱 마음이 아파옴을 느낍니다.


낮에 6살 먹은 딸아이와 슈퍼에 들렀고 거기에서 아이의 섬뜩한 대답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아이스크림과 짜파게-를 사고서 만원의 잔돈을 받으려 하는데....... 느닷없이 딸, 가현이가 잔돈을 자기에게 다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순간 멍했습니다. 동전 몇분도 아니고 1,2천원도 아니고 상당한? 액수의 돈을 전부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내 돈이 아니라 엄마 돈이라고 우겨도 보지만 결국엔 거스름돈으로 받은 지폐를 몽땅 주게 되었고 나중에 동전마저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어제 딸래미 이모가 용돈으로 만원 준게 한몫 단단히 한것 같았지만 저에겐 조금 놀라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동전 혹은 천원짜리 갖고도 6살 먹은 딸을 구슬리기 힘들어졌구나? 하는 생각을 갖는 순간이었습니다.

단순한 돈얘기가 아닙니다.

그만큼 아이들은 시간을 뛰어넘는 앞선 생각의 발달과 여러방면에 대한 호기심과 욕구가 발동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가리켜 버릇 없는 아이 / 욕심 많은 옳바르지 않은 아이로 치부하기에는 이러한 꼬마들의 현상은 어쩌면 정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결론에 얻게 됩니다.

아이들의 태도의 옳고 그름을 논하자는 얘기가 아니라 어떻게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아이들에게 부모로서 아버지로서 커져만 가는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을 따름입니다.

그런데.......
박완규는 자녀에 대한 시시각각의 돌봄이 아닌 기본적인 애정 표현도 하지 못하는 입장이기에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남들은 1위 입상을 두고서 축하하며 환호할 때, 1위를 하고 나가수를 쓸어버림에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소중한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오히려 상처를 입게 된 자녀를 보면서 그는 한편으로 밀려 오는 아픔을 감춰야 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서글픈 내용을 재잘 댈 무렵 , 주변 어떤 사람(A)이 얘기를 하더군요....
자기는 오늘 헤어진 가족 (전처와 두 딸)과 12년만에 만났다고 합니다. 그동안 연락처도 모르고 연락도 없었구요...
지방에서 형님이 우연히 길거리에서 아이들의 엄마를 보고서 극적인 상봉이 이뤄졌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엄마는 학교교사로 두 딸을 보살피는데 둘째 딸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릇 된 아이들과 어울리며 현재 보호관찰 대상인데 그만 또 사고를 치고서 엇그제 엄마는 조사를 받게 되고 생활비를 포함해서 합의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박완규와 제 딸과 A씨를 보면서.....   하나 된 공통점을 찾게 됩니다.
자녀들에게 얼마만큼 잘해주고 못해주고를 떠나서.......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너무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

그러기 때문에 아버지들은 먼길에도 엄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목적지까지 아이를 엎고 갑니다. 몸이 주저 앉고 발이 땅에 붙어서 맘으로는 아이를 내려 놓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게 아버지의 마음입니다.

밖에서 자신을 위한 시간과 투자임에도 아이들이 눈에 밟혀 머뭇거리는 것도 아버지들의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자녀에게 최고가 못된다라는 자책에 늘 마음 아파하고 후회하기 일쑤입니다.


                                                                  박완규 <고해>를 접한 청중의 반응~ mbc <나가수>

이처럼 모순 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아름다운 꿈을 꾸어도 괴팍한 세상은 이러한 꿈들을 쉽게 용납 안하며
가식 없는 순수한 사랑을 그리며 표현하고 싶어도 요동치는 세상은 이러한 사랑의 의미조차 흔들어 놓고 맙니다.

노래하는 사람은 때론 음악으로 인해 상처를 얻게 되어 <기타>를 내동뎅이 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구석에 쳐박힌 먼지로 뒤덮인 기타를 꺼내 들어 자신의 허전함을 달래기도 하며

붓을 꺽은 문인들은 급기야 그 꺽인 붓을 고쳐 들고 자신의 고뇌를 써내려 갑니다.

삶에 있어서 고난은 무엇일까요?
이것의 정도를 떠나서 사람의 인격과 능력을 떠나서... 모든 사람이 피해 갈 수 없는 운명
인가 봅니다.

그렇게 인격이 망가진 것도 아닌데 단지 자신의 분야에 최선을 다하며 오랜 시간을 묵묵히 걸어 왔는데 돌아 온것은
냉랭한 현실과 일그러진 여러가지를 경험하게 됩니다.

단지 자신이 망가진 만큼 그러한 상황과 사람을 이해 할 수 있고 더불어 이러한 이웃들의 가식 없는 벗이 된다는 사실..

 

역경을 예술로 승화해야 아름다운 <보화>를 얻게 된다는 논리인데
어쩌면 이것은 인간을 향한 신의 가혹한 <장난>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갖게 합니다. 너무 극적이라는 얘기입니다.

임재범이 그러했고 리틀 임재범 박완규가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는 사람의 글과 음악과 생각과 삶을 통해서 <신의 거룩함>을 보기도 하고 반면의 <악마의 사악함>을 보게 됩니다
                                                                                                  ( 종료 몇초 전 결승골 기록한 지동원. 팬에게 입술 뺏기다)
혼란스러운 이때에 누구를 원망하거나 슬퍼하거나 회한에 가득찬 하소연을 늘어 놓을 여유도  의미도 없어 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나가수는 실력파 가수들의 화려한 무대가 아닌 망가진 뮤지션의 최후의 발악(외침)일 수도 있습니다.

인생의 가치는
운명처럼 주어진 열약한 환경의 정도가 아니라~~ 여기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며 생의 무언가 목적의식을 갖고서 아름다운 열매를 이루는데 있다고 봅니다.

어쩌면 가수로서 숨기고픈 얘기를 거론하는 자체가 본인에게 죄송할 따름이지만 이것은 비단 가수에게 국한 된 의미가
아닌 우리 모두의 고민이기에 떳떳하게 터놓고 얘기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완규의 노래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으로 전달되고 상한 영혼의 치유로 작용한다면
이는 그의 푸념 섞인 하소연이 아닌 역경을 이겨낸 하나의 아름다운 보석으로 이해 될 것입니다.   

더욱 그의 노래가 처절해지고 완숙해져서 많은 이들을 달래는 명약으로 쓰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여하튼 1등 먹은 박완규가 현재???에 메이지 않고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간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