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맨유와 버밍엄씨티와의 경기는 그동안 활약한 박지성이 대표팀 차출로 인한 그의 부재에서 맞이하는 처음 갖는 경기인 이유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었고 특히 최근들어 맨유는 원정경기에서 리그선두에 걸맞지 않은 1승6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었기에 오늘 버밍엄과의 원정경기는 여러모로 의미있는 경기가 아닐 수없다.
우선, 버밍엄씨티는 맨유를 홈으로 불러들인 상황에서 전체적으로 특이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볼 점유율에서나 전반의 모습에서 맨유에게 크게 밀리고 있었고 다행히 후반 종료 직전에 완벽한 핸드볼 반칙을 범한 지기치의 볼이 어시스트로 인정되면서 골로 이어졌기 때문에 강등권에 맴도는 버밍엄씨티로서는 큰 위안거리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베르바토브의 골이라고 할 수 있다.
후반 중반, 벨바토브는 역습 상황에서 속공되는 볼을 힐패스로 재치있게 오른쪽으로 파고드는 깁슨에게 연결시켜 주었고 깁슨은 오른쪽을 파고드는 두 명의 수비 사이를 가로질러 예술가로 변신하는 벨바토브에게 슛 찬스를 제공하였다. 벨바토브는 수비의 방해를 받지 않을 공간으로 정확히 볼을 컨트롤 한 후 한 박자 빠른 템포의 슛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너무나도 아름답고 우아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아마 블랙번전에서도 이러한 모습으로 골을 터트린 기억이 있다.
이 한 장면으로 벨바토브는 골게터로서의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있는데 이는 슛을 하기위해 정확한 처음의 볼 터치와 함께 좁은 지역에서 찰라의 시간을 놓치지 않는 과감하고 정확한 슛...교과서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골게터는 반경 1m내에서 그의 모든 역량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안에서 그의 모든 동작은 골게터로서 자질을 평가받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벨바토브의 오늘의 정교하고 우아하고 정확한 골을 골게터로서의 진면목을 보이기에 충분한 것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축구와 "바둑"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기사는 한 수의 돌을 놓을 때 이미 여러 수를 예상하고 있다. 물론 주먹구구식으로 되는데로 열심히 하다보면 이기는 요행?도 따를 수도 있으나 수에서 밀리면 대부분의 경기에서 패하게 마련이다. 축구도 마찬가지이다. 때로는 열심히 하다보면 좋은 찬스가 발생할 수도 있으나 정확히 속공의 패턴을 이해하고 공격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준비된 움직임을 보일 수 있고 결국성공 확률을 더 높여 승점이 쌓아 올리는 비결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축구도 바둑과 마찬가지로 공식이 있고 그 겉으론 잘 드러나지 않는 공식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하는 선수라야 진정한 골게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베르바토의 골은 아스널전에서 거둔 박지성 선수와의 골과 사뭇 다른 경향이 있다.
아스널전, 박지성의 골은 나니의 크로스가 수비에 튕겨져 나온 볼을 지성의 순간의 재치로 이룬 성과라면 벨바토의 골은 정교한 팀플레이에서 나온 골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선수라고 하면 지성의 골처럼 순간의 찬스를 살려야 하지만 실전에서는 우연찮은 찬스가 그렇게 많지 않으며 언제까지나 그 우연의 찬스만을 팀은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어느 상황에서라도 창의적으로 찬스를 만들어 내고 결정짓는 과정과 훈련이 중요한데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벨바의 골은 맨유에 있어서 기분 좋고 고무적인 골이라고 할 수가 있다.
오늘 경기에서 벨바토브와 루니와 여러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나름데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벨바는 여유가 있고 동료 선수를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루니는 전반적으로 혼자 결정 지으려는 모습이 역력하고 주위 정황을 판단치 않고 앞으로 치고가다가 볼을 빼앗기는 모습을 보이곤 하였다. 아마 루니가 개인의 사정과 부상으로 인한 팀 이탈의 후유증이 아직 가시지 않은 모양이다.
더불어 두 선수간의 차이점은 경기 스타일외에도 정신적 자기 관리면에서도 드러난다.
루니가 벨바토브보다 더 감정적이고 즉흥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적이 성향이 오늘의 경기 모습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상의 여러가지 이유에서 오늘의 벨바토브는 한때 "먹
튀"로 낙인 찍힌 미운 오리에서
EPL의 아름답고도 우아한 축구계의 "예술가"로 거듭난 느낌마저 든다.
아마도 시즌 초반, 벨바의 초조함은 팀 전체적인 분위기와도 맞물렸으리라는 생각이 들고
지금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그의 화려한 경기력에서 앞으로의 기대감을 떨칠 수 없다.
오늘 버밍엄과의 경기에서는 벨바토브 외에도 여러 선수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긱스는 골대를 맞추는 노련함을 비롯해 여전히 상대에게 치명적인 존재로 각인 되어지고
안데르손의 강력한 슛을 포함한 민첩함과 역동적인 센스는 맨유의 미래를 밝게 하고
비디치의 가공할만한 공격 가담과 넘치는 투지는 맨유의 안정감을 더해만 가고 있다.
박지성의 공백으로 인해 예상했던 맨유의 전력 손실은 기우에 불과했고 승패를 떠나서 맨유 선수들의 역동적 모습과 벨바토브의 출중한 경기력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여하튼 핸드볼 어시스트로 실점을 기록한 맨유는 승점 1점 밖에 획득하지 못한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이는 리그 선두를 노리는 경쟁팀에게 있어서 훌륭한 동기부여를 의미하며 앞으로도 계속된 혼전양상이 불가피 하게 되었다.
이런 정황에서 맨유의 최전방을 책임지는 벨바토브의 어깨는 한 층 더욱 무거워질 것이다
먹튀논란을 해명하기라도 하듯 화려한 부활을 선보인 벨바토브에게서
진정한 프로의 진면목과 함께 앞으로도 EPL 최고의 기량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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