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명분과 실리, 양면에서 별다른 소득 없는 평가전

3P movement 2011. 2. 10. 09:53

아시안컵 이후 곧바로 열린 이번 터키와의 경기는 여러 측면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선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을 지도한 히딩크와의 만남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최근 터키는 세경기 연속 무득점을 기록한 상황에서 이번 경기는 단순한 친선 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아시안컵 직후의 국가 대항이라는 점에서 한편의 잡음을 포함한 세간의 주목을 끄는 경기였다.
그리고 박주영이 박지성에 이은 새로운 팀의 주장으로서 갖는 첫 경기라는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이렇듯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 이번 터키와의 친선 경기에서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한채 무승부를 기록하였다.
한편 아쉬운 점이라면 경기 결과를 떠나서 내용면서 명분과 실리, 두마리 토끼 모두를 놓친 인상은 지울 수 없다.

&& 명분과 실리, 특히 명분을 잃어버린 이번 친선경기

터키는 오래전 우리 나라와의 동맹국가로서 그리고 6.25사변 때는 참전국으로서 우리에게 친숙한 나라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경기장 안에는 태극기를 들고 한국을 응원하는 터키의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응원은 낫익은 모습이다. 무엇보다 터키를 지도하는 감독이 히딩크라는 점에서 양팀 간의 친밀감은 경기 이전부터 형성 되었고 경기 전반에 원만한 페어플레이가 예견되어 있었다.

[사진- 한국과의 우호를 알리는 터키 축구협회 홈피]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된 이후의 양상은 기존의 예상과 달리 실시간에 걸친 반칙과 카드가 남발하였다. 결국 후반에는 터키의 주장인 벨로조글루의 연이은 반칙으로 퇴장을 당하는 지경에 이른다.
51년만의 왕의 귀환이라는 타이틀을 내 걸며 의욕을 불태우던 치열했던 아시안컵 때보다 더욱 과격한 모습을 여러번 연출했기에 기존의 기대감과 어우러져 더욱 큰 아쉬움으로 남는 경기이다. 설마 경기를 마치고 나서 양팀 선수들은 서로간의 앙금?은 풀고 화해의 제스추어를 보이겠거니 생각했으나 예상은 멋있게 빗나가고 말았다.

선수들은 하나 같이 종료 휘슬이 울림과 동시에 양팀의 벤치를 향하여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한치의 양보도 없이 썰물이 빠지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이번 경기는 말그대로 친선경기인 만큼 경기의 승패를 떠나서 팬들은 모두에게 깊은 관심에 바탕을 둔 뜨거운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냈었을 것이다.   그러나... 3연패를 마크하는 터키 입장에서는 벼랑 끝에 내몰린 위기의식이 작용했었을 것이다. 여기에 우리 선수들의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승부욕으로 인하여 결국에 거칠고 과격한 신사적이지 못한 경기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믿고 신뢰했던 관계가 깨어질 때 더 많은 아쉬움이 따르는 것처럼 오늘 터키와의 격하고 볼성 사나운 경기가 여기에 해당 된다고 본다. 문제 원인은 다름 아닌 한국 선수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터키는 자국의 이점을 등에 업고 그리고 뛰어난 개인기를 바탕으로 전반 시종일관 우리의 진영을 누비며 다녔다. 이러한 상황에 우리 선수들은 시종 일관 반칙에 반칙을 거듭하며 터키의 맹공을 저지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잦은 반칙도 하나의 전술로 활용 되지만 굳이 이렇게 많은 반칙을 밥먹듯이 범해도 되는가 하는 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한국의 경기 스타일은 이전부터 예민해져 있던 터키 선수들을 자극하였고 서로의 반칙을 교환하며 잦은 충돌과 지나친 몸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구자철 선수의 거칠고 불필요한 동작이 눈에 띄었다. 아시안컵 일본전에서도 지나친 자기 집착?으로 상대 골문에서 패스를 기다리는 동료(이청용)를 외면하채 굳이 밀집 지역에서 돌파에 이은 슛을 날리기도 하였다.

선수가 언론의 칭찬과 조명을 받을수록 더욱 겸손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일관성을 보여야 하는데 왠지 모를 섭섭함과 아쉬움이 그의 경기력에서 묻어남을 느끼게 한다.

차라리 한 점 차이로 패하더라도 내용에 서로가 충실하고 스포츠 정신에 입각한 페어플레이를 펼쳤으면 하는 생각을 갖게끔 하는 경기였다.

&& 한편의 소득에 이은 여전한 문제점

오늘 스쿼드를 보면 그동안 특급 조커로 활약을 보인 손흥민이 벤치를 지켰고 라이트 윙백인 차두리가 보이지 않았다.
반대로 남태희 선수의 선발 출전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오늘 데뷔전을 갖은 그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에게 뒤지지 않는 개인기량과 재치를 보여주었고 그동안 기존의 선수에게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과감한 슛도 선보였다.
아직 한경기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 없지만 앞으로 충분히 좋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대감을 심어 주었다.

그리고 간만에 국대 경기에 참가한 박주영의 경기 조율로 한편의 안정되고 나름데로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하였다. 그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화려하게 나타나지는 않더라도 박지성, 이영표 선수의 은퇴 이후로 경험이나 연령면에서 그리고 기량면에서 박주영의 필요성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경기 초반 전반적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빼앗긴 가운데 박주영에게 볼이 연결된 빈도수는 적었지만 박지성, 이영표의 공백인 상황에 그로 인해 어느 정도 경기 흐름이 조율 된 점과 팀 플레이에  중점을 둔 느낌이다.

[사진-터키전을 통해 얻은 기대와 과제/ 구글이미지]



오늘도 아시안컵에서와 같이 좌우측 공간 활용에 이은 정확한 크로스가 뜻데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중원에서 패스의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는 느낌이다.  후반 터키의 벨로조글루가 퇴장 당했기 때문에서인지 그제서야 우리 선수들의 여유를 되찾은 모습이었고 조금씩  패스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패스의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고 효과적인 패스에 이은 침투가 줄어든 점은 이청용의 공백과도 상관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패스에 이은 마지막 결정적인 정확한 어시스트와 골결정력이다.
박주영도 부상 이후로 오랜만에 동료 선수와 발을 맞추는 상황이었고 남태희등 신예 선수들도 처음 데뷔전을 갖는 입장에서 서로 발이 맞지 않은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계속적인 마지막 어시스트의 정확도가 크게 떨어짐에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우리 한국 축구가 탈아시아를 넘어 유럽을 넘어 세계 축구와도 어깨를 나란히 겨루기 위해서는 분명히 되짚어 봐야 할 점이라 할 수 있다.

얼마전 아시안컵에서 나름데로 하위팀들과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때.... 미들 진영의 수준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급?이라는 평가가 따르기도 했었다. 하지만 오늘의 터키와의 끌려 다니는 모습과 마지막 2,3%의 정확성의 결여는 무언가 큰 아쉬움과 함께 앞으로 개선, 보완해야 할 항목으로 부각 된 것이다.

그리고 미들진영의 패스와 최종 마지막의 짜임새 있는 정확한 킬패스의 미흡한 점과 함께 골결정력을 빼놓을 수 없다.
골결정력을 연습을 통해 한 순간 향상되는 성질이 아니라서 뭐라 딱히 꼬집을 수는 없지만 분명한 점은 수비는 기본이고 중원에서의 약속된 플레이로 패스의 정확도를 높이고 볼 점유율을 가져옴에 이은 골 결정력은 이제부터 시작이기 때문에 하나하난 곱씹으며 만들어 나가야 하는 과제이다.

우리 축구가 아시안컵에서 피파100위 권의 팀들과 아무리 화려한? 경기력을 선뵈어도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두고 심각하게 받아들일 성질이 아닌듯 하다. 특히 당시 활약했던 선수들이 언론의 조명을 받고 기타 해외리그로부터 관심을 받는다고 하여서 우쭐대거나 거들먹거려서도 더더욱 아니 될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 경기에서 보아 알 수 있듯이 현재 한국 축구는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절반의 가능성과 절반의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내용면에서 크게 벗어난 경기였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일전이었다.

명분과 실리, 양측 모두에서 크게 얻은 결과가 없을지라도 겸허하게 오늘을 받아들이고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초심의 자세로 지혜롭게 하나씩 퍼즐을 맞춰간다면 분명 이후의 성장 된 모습을 충분히 기대해 봄직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