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구자철과 지동원의 예사롭지 않은 궁합
3P movement
2011. 1. 15. 10:52
[사진=골을 넣고 환호하는 구자철과 지동원 / 다음 홈페이지]
그리고 이어지는 호주의 역습과 실점 이전에 보여 주었던 패싱에 이은 위협적인 장면은 커녕 호주에 끌려 다니기 급급한 장면으로 인해 이를 바라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조 감독의 말처럼 충분히 이겼어야 할 경기임에도 통한의 실점을 허용함은 분명 쉽게 넘어갈 만한 소지가 아닌 것이다.
언론들은 대체로 곽태휘를 대신한 황재원의 활약은 합격점에 이른다고 평가하는 분위기이다. 물론 그의 재능이나 오늘의 전반적인 활약을 들여다 보면 충분히 그의 긍정적인 평가에 반대 할 이유는 없어 보이다.
하지만 그가 골라인에서 지극히 단순한 볼을 놓침으로 실점에 직접적인 계기가 되는 코너킥을 허용하게 된 것이다. 지극히 결과론적인 얘기이지만 아무튼 그 어떤 선수가 엄청난 활약을 펼쳤더라도 한 번의 실수에 의해서 경기가 패할 수 있고 아니면 결정적인 실점을 허용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에서일까? 곽태휘의 결장을 바라보면 설마하는 불길한 예감은 떨칠 수 없었다. 황재원에게 있어서 자신의 합격점은 뼈아픈 실점과 맞바꾼 셈이 되어 버린 것이다. 오늘 호주전의 황재원이 보여준 것처럼 또 지난 바레인전 곽태휘의 퇴장을 바라보며 센터백이 팀과 경기 결과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력을 쉽게 엿볼 수가 있다. 우리는 이제 호주에게 득실점에서 3점으로 뒤진 조 2위를 달리는 처지에서 앞으로도 조2위가 굳혀진 느낌이며 이후로 말려드는 혼전이 기다리기에 오늘의 실점은 대표팀에게 있어서 단순한 아쉬움을 넘어서 이후로 계속되는 초조함의 단초가 되고 있다.
호주전의 결과를 포함하여 모든 일에 있어서 자신의 뜻데로 될 수 없고 완벽하고 최상의 결과만을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호주와의 무승부를 담담히 받아 들일 뿐 이에 반하여 구자철과 지동원의 활약에 우리 모두는 반색을 띄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박지성과 박주영에 거는 기대는 가히 절대적?이었으나 어느새 이들의 재치 있고 인상 깊은 경기가 거듭 될 수록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점차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아시안게임에서 지동원이 3,4위전 연거푸 두번의 헤딩을 성공시키면서 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더니만 이제는 팀의 핵심 멤버로 자리 잡은 구자철과 함께 유감 없는 실력을 매번 뽐 내고 있다. 구자철과 지동원의 나이는 각각 22,20세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플레이는 프로의 노련함과 그리고 빼 놓을 수 없는 자신감마저 묻어 있다.
어느새 장래 유망한 꿈나무를 벗어난 이제는 어엿한 조광래 감독의 건방?지고 의젓한 아이들로 성장한 것이다.
[사진-구글이미지]
우선, 잘 생긴 외모^^
뛰어난 골 결정력
출중한 개인기 유연한 몸놀림
매끄러운 패싱
넓은 시야
안전된 키핑능력
타고난 운동신경
평정심
동료와의 친화력
볼에 관한 책임감
뛰어난 신체조건
다양한 포지션
탁월한 경기지능
강력한 슛팅력
타고난 골게터
몸에 베인 팀플레이
노련함과 자신감 겁이 없는 신예라는 점이다.
물론 축구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자신이 주로 잘하는 18번, 주특기가 있다. 하지만 이상에서 열거한 것처럼 한 선수가 전반적인 기량을 갖추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경기를 하다보면 자신만의 주특기를 살려 경기력을 이끌고 가지만 반대로 자신의 미흡한 한가지 기술로 인하여 치명적인 손해와 대가를 치루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두 선수에게 있어서 공통된 여러가지 장점은 기대 이상의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바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장점은 개개인의 기량뿐만 아니라 서로가 지극히 잘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지동원 선수는 최전방을 맡지만 때로는 날카로운 윙어로 둔갑하며 수비수 여럿을 끌고 다니며 재치 있는 볼 컨트롤에 이른 정확한 센터링을 띄운다. 물론 공중볼 경합에서도 자연스럽게 볼을 따네 먹이를 노리는 사자와 같은 구자철에게 볼을 연결한다. 지동원은 자신이 최전방의 공격수임에도 상황에 따라 좋은 지점에 선점한 구자철에게 양질의 볼을 연결하고 있다. 인상에서나 경기 스타일을 보면 지동원은 인자하고 부드러운 어머니와도 같고 구자철은 먹이를 노리는 맹수와 같은 아버지(남자)와 같은 궁합?^을 보이고 있다.
때로는 이들에게서 합체 로봇과도 같은 인상을 갖는다. 경우에 따라서 분리하여 제 각각의 역할을 감당하고 때에 따라 하나가 되어 성과를 이루기 때문이다.
지금 바레인전 이후로 호주에게 실점을 내주기 이전의 우리의 경기를 지켜보면 이기고 있다는 사실을 떠나서 재미있고 예전의 답답한 모습을 탈피한 인상이다. 다름 아닌 공격에서 활기를 띄고 공격수들의 질적으로 향상된 중량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형편 없는 내용으로 1점차 승리를 거둔 것과 경기를 지배하고 즐기며 얻은 1점차의 승리와의 차이는 두말 할 나위 없는 것이다.
가깝게 쉬운 예로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93분 내내 애만 쓰다가 통한의 골을 먹은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경기는 내용도 중요하고 그 이상으로 결과 또한 중요하다. 내용이 형편 없는 승리는 내일을 기약할 수 없고 결과가 없는 훌륭한 내용은 어떠한 변명도 허용되지 않기 떄문이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지금 우리 선수들의 개인기량이나 경기력은 예전에 비해 어느때 보다도 자신감이 묻어나며 훌륭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예들의 건방지고? 자신감 넘치는 센스 있는 플레이는 보는 이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도 예전의 답답하고 단조로운 모습에서 탈피한 창의적이고 위협적인 공격의 활기는 매우 반갑고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중심에서 새롭게 자리매김한 구자철과 지동원 선수는 우리 모두에게 천군만마와도 같은 존재라고 여겨진다.
여하튼 경남의 어린 선수들을 훌륭하게 조련하여 리그 선두로 이끈 조광래 감독의 번뜩이는 지도력이 가세하다면 분명 앞으로도 계속된 희보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굳이 오늘 호주전에서 선수들에게 아쉬운 점을 지적하자면 황재원의 경험 미숙?과 집중력의 결여에서 비롯된 실수를 꼽을 수 있고 크로스의 정확도를 지적할 수 있다.
예로 간만에 차두리는 빈공간을 찾아 들어가 올린 센터링은 그냥 허공만을 가로 지르고 말았다. [(신은 공평하다...아무도 차두리를 막지 못했고... 아무도 차두리의 센터링을 받지 못했다~^는 말이 떠 올랐다^)]
맨유의 에브라가 탁월한 오버래핑을 보이는 것처럼 이제 현대 축구는 윙만이 공격의 물꼬를 틔게 하는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앞으로 차두리 선수가 윙백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장점에 안주하지 말고 크로스의 정확성을 높이고 특히 동료와의 약속된 플레이로 수비 뒷 공간의 배후 침투를 활용해야 할 것이다.
뻔히 보이는 곳에서의 보편적인 패스로는 치명적인 결과와 찬스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격에 있어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조 감독의 장점이 묻어나듯이 조밀하고 스피디한 패싱에 의한 공격전개는 칭찬할만 하나 시종일관 벽에 막히며 되풀이 되는 이러한 모습에서 벗어나 과감한 중거리 슛을 포함한 공격의 다변화를 시도했으면 한다. 선수들의 맥이 풀린 슛팅 장면도 그렇고 중앙에서 너무 잦은 짧은 패스로 인한 공격전개에 반해 위협적인 중거리 슛이 현저하게 눈에 띄지 않음은 한편의 아쉬움을 낳고 있다.
혹시 이것마저도 감독의 전술일런지 모르나 분명 현재의 아쉬움에 대해선 거기에 합당한 대안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여하튼 우리 선수들은 실점을 허용하기까지 경기를 지배했었고 거의 호주팀을 농락하는 인상을 심어 줄 만큼의 뛰어난 경기를 선보였다. 충분히 이것만으로도 우리 젊은 선수들에게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집중력과 체력, 그리고 집중력에 경험에 관련된 뒷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오늘 호주에게 허용한 실점에 이은 무승부는 더 큰 내일을 기대하는 한국축구에게 훌륭한 보약과 밑거름이 될 것이다.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는 것처럼 오늘 호주전을 통해 통한의 실점을 허용하며 오히려 실점 이후로 그들에게 밀리는 양상을 띄기도 했으나 여하튼 우리에게 비상하는 구자철, 지동원 선수의 활약을 확인하며 예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대표팀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지금은 비록 그들은 약관의 어린 나이에 지나지 않으나 이후
훗날에 그들로 인한 모든 이들이 쉼을 얻을 수 있는 아름드리 우거진 한국축구의 풍성함을 기대해 본다.
왠지 앞으로도 구자철과 지동원의 예사롭지 않은 궁합이 더욱 궁금해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