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어두운 기색... 자라 목 잡아 넣은 듯한 움츠림... 사슴 같이 크고 선한 눈망울....
최근 들어 부쩍 벤치를 지키는 치차리토의 보편적인 모습이었다. 때론 불쌍하게도 보였었기에 어느새 많은 이들로 하여금 동정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그러던 그가 이전의 서러움을 씻어 내기라도 하듯이 환상적인 플레이로 맨유의 승리에 일조하였다. 1/5(수) 올드 트레포드에서 열린 맨유와 스토크시티 경기에서 1득점, 1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이다.
[사진=맨유홈피]
맨유는 지난 선더랜드전 이후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미덥지 않은 경기 내용으로 여러모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오늘의 경기는 경쟁팀을 따돌리는 의미도 있지만 그동안의 부진한 모습을 탈피해야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입장이기도 했다.
루니와 퍼디난드가 선발에서 제외된 오늘 경기에서 특히 전반에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당연 치차리토였다. 우선 선취점 과정을 살펴보기로 하자.
베르바토프의 볼을 받은 나니가 우측에서 올린 볼을 치차리토는 오른발 뒷끔치로 골을 성공시켰다. 너무나도 순간에 이뤄진 골이었지만 치차리토의 재치를 들여다 보기엔 충분한 장면이었다. 지난 w브로미치전에서도 결승골을 뽑더니 오늘의 경기에서도 선취골을 터트린 것이다. 시즌 초반 치솟은 그의 인기의 이유를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어쩌면 박지성 선수의 공백기인 현재, 그동안 해왔던 지성군의 역할을 치차리토가 담당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w브로미치 전에서 그의 결승골로 2경기 연속의 무승부를 탈피할 수 있었고 오늘의 선취점으로 인해 리그 선두를 달리는 맨유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차리토의 특징을 여러모로 살펴보게 되었다.
치차리토는 골 결정력 외에도 볼을 드리블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재치 있고 능숙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사실, 골게터라고 하면 골만 많이 넣고 킥력이 좋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슛하기 이전의 동작이 수반되지 않고는 슛 자체가 불가한 경우가 다반사이다. 따라서 선수가 슛이든 패스를 할 경우 어떤 이유에서도 드리블의 중요성은 기본이 되는 것이다. 아마도 할아버지로부터 3대가 멕시코 국가대표 출신이라는 점이 그의 실력을 간접 설명하는 듯 하다. 그리고 드리블에 이은 패스가 매끄럽게 연결된다. . [사진 = 맨유 홈피]
벨바토브가 볼을 잡고 전방을 향하여 치고 가다가 최종 수비에게 막히는 장면이 있다. 이유는 정확히 볼을 건넬 동료를 파악하지 못한 점과 수비에게 커트 되기 전에 언제 패스를 할지 타이밍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패스에는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를 필요로 한다.
선취골 이후로 그의 플레이에서 매끄러운 패스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경기센스와 순발력을 수 있다.
치차리토의 골을 들여다 보면 헤딩을 비롯한 어려운 상황에서 성공시키는 장면이 여러번 있는데 이는 타고난 성향이 강한 것으로 아마도 맨유 내에서 순발력과 타고난 운동신경은 가장 뛰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치차로티의 모습을 들여다 보면 볼을 불필요하게 질질 끄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고 어려운 위치에서도 그리고 수비수에 둘러 쌓여도 가장 효과적이고 정확한 패스를 연결시키고 있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벨바토프보다 훨씬 순발력이나 패스웍이 뛰어나 보인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베르바토프가 보이는 동료에 대한 신경질적이고 감정적인 행동은 어린 치차리토에게서 상상할 수도 없다. 그리고 루니의 허둥대는 모습을 치차리토에게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작은콩이란 별명처럼 덩치만 작을뿐이지 그의 노련함과 센스 그리고 순발력과 정확한 패스, 골결정력 모두가 나무랄데 없을 만큼 깔끔한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성품까지^^)
후반전 나니의 결승골도 수비수 세명의 좁은 공간을 가로지르는 치차리토의 침착하고 정확한 패스로 이루어진 것이다.
축구란?
응원하던 팀이 지지하던 선수가 골을 넣었다고 하여서 입에 거품을 물고 열광하는 단순한
게임이나 오락이 아닌 수 많은 견제와 악조건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목적"을 향해 정진하는 "인생"과도 같은 것이다. 때로는 그 견제와 장애벽이 외부가 아닌 내부에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아픔 또한 더 할 것이다.
지성군이 맨유에서 꿋꿋히 이겨냈던 것처럼 어리고 귀여운?^
치차리토 역시 오해와 편견의 벽을 뛰어 넘어 더 좋은 경기력으로 비상하기를 기대해 본다.
나름데로 공감되시면 추천 꾸~욱 눌러주세요^^
더 많은 글은 ==> http://balocha.tistory.com
'해외축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차부자의 묘한 어울림 (0) | 2011.01.07 |
---|---|
★ 순위와 내분으로 관심 끄는 맨시티 (0) | 2011.01.06 |
★ 혼돈의 EPL, 곡예 맨유의 현주소 (0) | 2011.01.04 |
★ 이제 시작에 불과한 지동원의 결승골 (0) | 2010.12.31 |
★ 지동원 선수의 재조명이 필요한 이유 (0) | 2010.12.31 |